홈페이지를 만들게 된 사연

1998년 5월말... 서울 강남의 역삼동에 있던 제가 다니던 회사가 IMF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인천시 서구의 외진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후 출퇴근하는데 편도에만 2시간 하고도 30~40분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다니기를 한 달 반, 드디어 더 견디지 못하고 회사 근처에 있는 기숙사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이때부터 팔자에 없는 주말부부가 시작되었죠..

퇴근 후 매일 저녁 기숙사에서는 TV를 보거나 술을 한잔 하거나 말고는 할 일이 없었습니다. 나이 어린 애들하고 할 것도 없고... 그래서 책을 좀 읽다가 생각 난 것이 아, 컴퓨터~! 그렇지, 컴퓨터였습니다. 주말을 이용하여 집에 있는 컴퓨터를 기숙사에 갖다 놓았습니다. 그런데 기숙사에는 전화가 없어 통신, 인터넷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컴퓨터를 회사에 갖다 놓고 퇴근시간 후에 늦게까지 남아서 컴퓨터와 놀았습니다. 기숙사에서는 오로지 잠만 자는 것이었지요..

회사라고 해도 56k 모뎀으로 또, 사설 교환대를 거치는 바람에 엄청나게 느렸습니다. 그래도 그것으로 인터넷 접속도하고 PC통신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날 한글과 컴퓨터가 외국 회사에 팔린다는 뉴스가 들려 오더니 한글과 컴퓨터 다시 살리기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때 한글 815 특별판을 10,000원에 준다고 해서 즉시 애국하는 마음으로 거금(^^)을 송금하고 CD를 받았습니다. CD를 구입하면 네띠앙에 회원가입을 할 수 있고 무료로 e-mail 계정과 약간의 home page 공간까지 무료로 준다고 해서 네띠앙에 가입을 하고 이메밀 주소를 받았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구경을 하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남들의 개인 홈페이지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부러웠습니다. 저건 어떻게 만드는 걸까? 어려운 건가? 아무나 할 수 있는 건가? 나도 할 수 있을까? 이러다가 나도 공부 좀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좋다, 한번 해보자! 마침 주말부부 신세이니 더없이 좋은 기회가 아닌가? 우선 주말에 집에 가는 길에 대형 서점에 들러 관련 책들을 살펴보 았습니다. 와~! 정말 많은 종류의 책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책으로 공부하여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여러 책 중에서 마음에 드는 한 권을 샀고 그때부터 홈페이지와의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 미친듯이 파고들었죠. 재미있었습니다. 결국 어렵게 만든 시험판 홈페이지를 네띠앙에 올려 내 개인 홈페이지가 처음으로 인터넷 화면에 나타나는 순간, 그 감격은 정말이지 직접 만들어 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굉장한 것이었습니다.
그날이 바로 1998-12-22입니다.

그 뒤 ISP도 안정된 곳으로 바꾸고 내용도 수정/보완/개편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한때의 주말부부 덕분에 제 나이에 쉽지 않은 홈페이지를 갖게 된 것이 무척이나 자랑스럽습니다. 지금은 해병대와 벤쳐스 악단을 좋아하시는 여러분들이 꾸준히 방문해 주시는 덕분에 더욱 보람을 느끼며 아울러 살 맛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벤쳐스 악단의 미국 오리지널 홈페이지가 사라졌습니다. 작년(?)까지도 있었는데요.. 제 추측으로는 멤버들의 나이로 보아 이제 더 이상 연주, 투어 활동을 할 수 없게되어 홈페이지를 접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제 나이가 지금 칠십이 한참 넘은 걸 생각하면 무리도 아닐 듯 합니다..~@.@~

2023-08-23 신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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